뮌하우젠증후군, 관심받기 위해 병을 만드는 사람들
병을 만들고 관심을 끄는 ‘뮌하우젠증후군(Münchausen Syndrome)’이란?
흔히 ‘관심받기 위해 아픈 척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뮌하우젠증후군은, 자신이 직접 가짜 증상을 만들어내거나 실제로 증상을 유발해 타인의 돌봄과 관심을 끌고자 하는 심리적 장애입니다. 정당한 대가나 이득이 있는 ‘꾀병(malingering)’과 달리, 이들은 단순한 관심과 ‘병자 역할’ 그 자체를 욕구로 삼습니다 .
사례 하나: 암 환자인 척한 ‘Scamanda’
미국 캘리포니아 주민 아만다 리 라일리는 온라인과 SNS에서 암 투병 이야기를 꾸며내며 “100,000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모았습니다. 법정에서는 이런 행동이 허위 사기(fraud)로 지목되었지만, 그녀는 실제로 뮌하우젠증후군(사실상 사실상 허구 병 증후 군—factitious disorder)을 앓고 있다는 의료 의견도 나왔습니다 .
재판부는 그녀의 병 증상 연출 관련 행동(예: 산소포화도 검사 중 숨참기, 펌프 조작 등)이 의료진이 목격한 바 있다고 명시하며, “병 고통 증상의 발표는 재범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 이 사례는 ‘관심받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병을 과장하거나 조작하는’ 전형적 뮌하우젠증후군의 예입니다.
사례 둘: 아이에게 병을 만들어 주는 “뮌하우젠 바이 프로시”
자신이 아니라 타인(특히 자녀)에게 가짜 병을 만들어내는 ‘뮌하우젠 바이 프로시(Munchausen by proxy)’는 훨씬 더 위험하고 강력한 형태입니다.
• 레이시 스피어스와 가넷 스피어스
2008년생 가넷은 어릴 적부터 엄마 레이시 스피어스에게 소금 중독 증상을 일부러 주입당했습니다. 결국 2014년 5세 때 사망했으며, 레이시는 고의 중독을 통한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그녀가 ‘뮌하우젠 바이 프로시’를 겪은 것으로 판단하며 20년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 지프시 로즈 블랜차드(Gypsy Rose Blanchard)
‘ Mommy Dead and Dearest’(HBO 다큐)로 유명한 사례입니다. 엄마 디 디 블랜차드는 딸 지프시가 어릴 때부터 여러 희귀병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며, 휠체어·영양관·모발 제거 등 모든 것을 조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프시는 어린 시절을 병약한 상태로 보내야 했고, 결국 성인이 된 후 자신의 엄마 사건에 연루되어 범죄가 드러나기까지 했습니다 .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내면의 결핍과 관심 갈망
뮌하우젠증후군의 발단으로는 흔히 아래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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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에 대한 강박적 욕구
병자라는 ‘역할’을 통해 타인의 동정과 간병을 끊임없이 받고자 합니다. -
심리적 결핍의 투영
어린 시절의 정서적 상처, 외로움, 인정받지 못한 경험이 내면에 뿌리내린 경우가 많습니다. -
권력·통제감 추구
병원, 의료진, 가족을 조종하며 '내가 상황을 주도한다'는 감각을 얻습니다 .
특히 뮌하우젠 바이 프로시의 경우, 도덕적 책임이 뒤섞이며 심각한 학대와 생명 위협으로 이어집니다.
사회가 알아야 할 점: 대처와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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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신중한 대응
이상한 증상이나 반복된 검사, 치료에 의료진이 의심을 품으면, 다학제 협력을 통해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영상이나 사회복지 개입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 -
가족과 주변인의 역할
비상한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예: SNS 과장 게시, 병원 의존)이 반복된다면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신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심리적 치유의 중요성
뮌하우젠증후군 당사자는 보통 병식이 약하고 개입을 거부하지만, 인식이 되면 전문 심리치료가 큰 도움이 됩니다.
‘관심’이라는 이름의 고통
뮌하우젠증후군은 ‘병을 만들어 내는 기이한 심리 현상’을 넘어, 인간이 얼마나 깊은 외로움과 인정욕구 속에서 괴로울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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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병을 주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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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아프게 해서라도’ 관심을 끄는 사람도,
결국은 사람 사이의 온기와 인정이 결핍된 구심점 위에 서 있는 셈이지요.
의학적 접근은 물론 사회와 주변의 따뜻한 이해와 관심이 있어야, 이 고통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 작은 가능성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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