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담금 제대로 알기: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비교 분석

 


보험이 있어도 내 돈이 나간다?

병원비 걱정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보험에 가입합니다.
‘보험이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병원에 다녀오면 내가 직접 낸 돈이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기부담금, 즉 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내 몫의 비용 때문입니다.

모든 보험이 다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병원 치료라도 어떤 보험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내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완전히 달라지죠.

이번 글에서는 의료비와 관련된 대표적인 세 가지 보험, 즉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건강보험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자기부담금을 정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산재보험은 왜 ‘내 돈 안 드는 보험’일까

산재보험은 말 그대로 일하다 다쳤을 때 적용되는 보험입니다.
공장에서 기계에 손을 다쳤든, 배달 중에 사고가 났든, 업무와 관련된 부상이나 질병이면 대부분 산재보험의 대상이 됩니다.

이 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직접 부담해야 할 돈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치료비, 입원비, 수술비, 약값까지 거의 전부를 국가가 대신 내줍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산재보험의 보험료를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주가 전액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는 한 푼도 내지 않지만, 사고가 나면 100% 보장을 받을 수 있죠.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도 별도로 돈을 낼 필요 없이 바로 산재 처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 프리랜서나 배달 기사처럼 스스로 산재보험에 가입한 경우엔 보험료를 일부 내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치료비는 여전히 전액 보장되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산재보험은 ‘내 돈 안 드는’ 거의 유일한 보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동차보험, 내 몸이 다쳤을 때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적용되는 보험은 자동차보험입니다.
대부분은 자동차 수리비를 떠올리지만, 사실 중요한 건 사고로 사람이 다쳤을 때 의료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입니다.

자동차보험 안에는 운전자 본인이나 동승자가 다쳤을 때 병원비를 보장해주는 항목이 따로 있습니다.
이 항목은 보험 가입 시 별도로 설정해야 하며, 보장 금액의 한도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보장이 있다면, 사고가 나도 과실이 누구에게 있든 상관없이 병원비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보험사에서 병원비를 바로 정산하기 때문에 환자가 병원에 가서 직접 돈을 낼 일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 항목은 선택 사항이라, 가입하지 않았다면 치료비는 대부분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또한, 보장 금액에 한도가 있기 때문에 사고가 크고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면 결국 추가 비용은 내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즉, 자동차보험은 의료비를 어느 정도 보장해주지만, 어떤 항목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부담이 크거나 작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건강보험, 친숙하지만 가장 복잡한 보험

건강보험은 우리 모두가 가입한 국민의료보험입니다.
병원에 가면 자동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한 보험이지만, 실제로는 구조가 꽤 복잡합니다.

우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외래 진료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전체 진료비의 약 20% 정도를 본인이 부담합니다.
진료비가 1만 원이라면 2천 원은 내가 내야 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이 외래 진료를 너무 자주 받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1년 동안 외래 진료를 365회 이상 받게 되면,그 이후부터는 본인 부담률이 90%로 급격히 올라갑니다.
쉽게 말해, 병원을 너무 자주 이용하면 건강보험 혜택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입원 치료의 경우에는 나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성인의 경우 일반적으로 치료비의 20%를 부담하고,
15세 이하 어린이는 5%만 부담합니다.
신생아, 장기기증자, 자연분만을 한 산모 등은 아예 본인 부담이 면제되기도 합니다.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을 때도 비용의 30% 정도는 본인이 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왜 약값은 보험이 안 되느냐’고 오해하는 분들도 많은데, 사실은 보험이 적용되지만 자기부담금이 높은 것일 뿐입니다.

다행히 건강보험에는 본인부담상한제라는 제도가 있어서, 1년 동안 본인이 부담한 병원비가 일정 금액을 넘으면 그 초과 금액은 다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많이 아픈 해에도 모든 비용을 다 떠안지 않도록 국가가 일정 부분을 환급해주는 장치인 셈이죠.


보험은 있는데 병원비가 나오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보험이 있으면 병원비가 다 나오는 줄 압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장 범위, 보장 방식, 자기부담 구조가 다 달라서 같은 병원이라도 보험에 따라 나오는 금액이 천차만별입니다.

산재보험은 거의 전액 보장이라 내 지갑이 열릴 일이 없지만, 동차보험은 내가 의료비 보장을 별도로 설정했는지에 따라 다르고, 건강보험은 자주 쓰는 만큼 내가 부담해야 할 몫이 적지 않습니다.

결국, ‘보험이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아는 만큼 아낀다

보험은 위험을 나누는 장치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게 바로 자기부담금입니다.

이 구조를 제대로 알고 있으면 갑작스러운 병원비에도 당황하지 않고, 내 상황에 맞는 보험을 똑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믿는 보험보다,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한 보험이 당신의 건강과 지갑을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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