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줄거나 심장이 두근거린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 증상과 관리법

 


요즘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밥을 아무리 먹어도 살이 빠지며, 잠을 자려고 누우면 심장이 두근거려 잠들기 어렵다면 단순히 스트레스나 날씨 탓으로 넘기기 전에 한 번쯤 갑상선 건강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손이 자주 떨리거나 이유 없이 신경이 날카로워졌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 목 앞쪽에 나비처럼 생긴 작은 기관, 갑상선은 비록 크기는 작지만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총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온몸의 신진대사가 마치 과속 운전하듯 빨라지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갑상선기능항진증입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왜 생기는 걸까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약 60~80%가 이 병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데, 쉽게 말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착각을 일으켜 자기 몸의 갑상선을 외부의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상태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호르몬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20~50세 사이의 젊은 여성에게 특히 많이 발생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레이브스병 외에도 갑상선 결절이 스스로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중독성 결절, 바이러스 감염 후 갑상선에 염증이 생기는 아급성 갑상선염, 출산 후 나타나는 갑상선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뇌하수체 종양으로 인해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거나, 갑상선 호르몬제를 과량 복용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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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은 마치 자동차가 풀악셀을 밟고 공회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몸속 모든 기능이 지나치게 빠르게 돌아가면서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되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식욕이 왕성해 평소보다 많이 먹는데도 오히려 체중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기초대사량이 정상보다 10~60%까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밥을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고 자꾸 빠진다"고 호소합니다.

더위를 유난히 많이 타고 땀이 계속 흐릅니다.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되면서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한여름도 아닌데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야 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른다면 의심해볼 만합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두근거림을 느낍니다. 안정 상태에서도 맥박이 빠르며, 가슴이 두근거려 불편하고 때로는 숨이 찰 수도 있습니다. 노인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분들은 심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손발 떨림도 흔한 증상입니다. 특히 손을 앞으로 뻗으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정서적으로도 변화가 생깁니다.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쉽게 짜증이 나며, 안절부절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학생의 경우 성적이 떨어지거나 성격이 예민해졌다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밤에는 잠들기 어렵고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소화기 증상으로는 대변을 자주 보거나 묽은 변, 설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위장 운동이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경우 월경량이 줄어들거나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며, 심하면 월경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남성은 드물게 성기능 저하나 여성형 유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는 따뜻하고 촉촉해지지만 건조해지기도 하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생길 수 있습니다. 팔다리에 힘이 빠져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지는 근육 약화도 나타납니다.

그레이브스병의 경우 특징적으로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안구돌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자의 20~30%에서 나타나며, 눈 주위가 붓고 눈물이 많아지며 빛에 민감해집니다. 심한 경우 복시나 시력 저하까지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의심되면 혈액 검사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확인합니다.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은 낮게, 갑상선 호르몬(T3, T4)은 높게 나타나면 진단이 됩니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갑상선 초음파, 갑상선 스캔 등의 추가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으며, 환자의 나이, 증상의 정도, 갑상선 크기, 원인 질환 등을 고려해 선택합니다.

첫째, 항갑상선제 복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합니다. 메티마졸이나 프로필치오우라실 같은 약물을 사용하며, 보통 1~2년 정도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약을 복용하면 2~8주에 걸쳐 증상이 점차 좋아집니다. 일부 환자는 약물 치료 후 완치되기도 하지만, 중단 후 재발률이 높은 편입니다.

둘째, 방사성 요오드 치료입니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를 캡슐이나 액체로 복용하면 갑상선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갑상선 세포를 파괴합니다. 비교적 간단하고 효과적이지만, 치료 후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보다는 관리가 훨씬 쉽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셋째, 수술적 치료입니다. 갑상선을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절제하는 방법으로, 갑상선이 매우 크거나 약물 치료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 임신 중 약물 치료가 어려운 경우 등에 시행합니다. 수술 후에도 대부분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겨 호르몬제 복용이 필요합니다.

증상 완화를 위해 베타차단제를 함께 처방하기도 합니다. 베타차단제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낮추지는 못하지만, 심장 두근거림이나 손떨림, 불안감 같은 증상을 빠르게 개선시켜 줍니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에너지 소모가 평소보다 1.1~1.6배 증가하므로 충분한 영양 섭취가 중요합니다.

식사 관리가 핵심입니다. 세 끼를 거르지 말고 규칙적으로 먹어야 합니다. 밥, 빵, 고구마, 감자 등 탄수화물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고, 매 끼니마다 고기, 생선, 달걀, 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을 1~2가지씩 포함시킵니다. 세 끼 식사만으로 체중 유지가 어렵다면 견과류, 우유, 요구르트 같은 영양가 있는 간식으로 보충할 수 있습니다.

수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설사를 하면 탈수가 쉽게 올 수 있으므로 하루 8~10컵, 증상이 심하면 3~4리터까지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합니다.

칼슘 섭취에 신경 써야 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오래 지속되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우유, 요구르트, 치즈 같은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카페인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오드 섭취에 대해서는 오해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의 95%가 그레이브스병으로, 요오드 섭취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앞두지 않았다면 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를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과도한 섭취는 피하고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염분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을 위해 국물, 김치, 젓갈, 장아찌, 가공식품 같은 짠 음식은 제한합니다.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입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합니다.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과로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입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끊으면 재발 위험이 높아집니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을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받아 갑상선 기능을 확인해야 합니다.


방치하면 위험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장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져 부정맥이나 심부전이 생길 수 있고, 골다공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갑상선 급성발작(갑상선 폭풍)이라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여성의 경우 임신이 어려워지거나 임신 중 조산, 저체중아 출산, 임신중독증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아집니다.


조기발견이 최선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더위를 많이 타고, 체중이 줄며, 심장이 두근거리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히 스트레스나 갱년기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갑상선 검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가족 중 갑상선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분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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