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가려움, 무심코 넘기다 더 심해지고 난 뒤 후회합니다

 


작년 여름, 사타구니 주변이 유독 가렵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땀 때문이겠거니 하고 별생각 없이 자주 씻고, 습진 연고를 가볍게 발랐습니다. 그랬더니 며칠 안에 나아지는 듯했죠. 하지만 여름이 지나고 겨울엔 괜찮다가, 날씨가 다시 더워지자 또다시 같은 부위가 간지럽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더 심했습니다. 가렵기도 하고, 붉게 부어오르기도 했죠. 뒤늦게야 병원을 찾아가게 됐고, 그제서야 '사타구니 백선'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미련하게 1년을 버틴 셈이었죠.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진다고들 합니다. 실제로 피부도 예외는 아닙니다. 40대, 50대 이후부터는 땀샘 기능이 달라지고, 피부의 자연 보호막이 약해집니다. 특히 사타구니처럼 습하고 통풍이 잘 안 되는 부위는 땀이 차기 쉽고, 곰팡이나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이런 피부 질환이 활발해지는 시기입니다. 가벼운 가려움이라고 무시하고 넘기면, 그 사이 곰팡이는 자리를 잡고, 피부는 반복해서 손상받습니다. 이렇게 되면 단순한 습진이 아니라 '백선'이라는 곰팡이성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는 겁니다.


사타구니 백선, 어떤 질환인가요?

'사타구니 백선'은 이름만 들어도 좀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은 흔한 피부 곰팡이 질환입니다. 주로 사타구니, 엉덩이 주변에 생기며, 진균류(곰팡이균)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이 원인입니다.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타구니 양옆으로 붉은 반점이 생기고, 점점 번져나감

  • 가렵고 따갑고, 심하면 진물이 나기도 함

  • 테두리가 선명하고, 가운데는 약간 가라앉아 보이는 모양이 특징

무좀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다른 부위에서 옮겨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히 덥고 습해서 생긴 가려움이 아니라, 곰팡이가 피부에 자리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 연고나 자가처치로는 잘 낫지 않습니다.


제대로 알고 치료하는 법

사타구니 백선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핵심입니다.
일단 피부과를 찾아가면 병변을 눈으로 확인하고, 필요시 피부에서 검체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진균 여부를 진단합니다. 치료는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기본이며, 경우에 따라 먹는 약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도 중요합니다:

  • 매일 샤워하고, 사타구니 부위를 잘 말려야 합니다

  • 땀이 차지 않도록 속옷은 통풍이 잘 되는 면제품을 선택합니다

  • 꽉 끼는 바지, 합성섬유 의류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타인과 수건, 속옷 등을 공유하지 않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바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피부 속 곰팡이는 남아 있을 수 있거든요. 최소 2~3주, 경우에 따라선 1~2개월까지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지나고 나니 알게 된 것들

이런 이야기를 블로그에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민망하기도 하고, 어쩌면 부끄러운 이야기라고 여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민망함이 병을 키웠습니다. 괜찮겠지,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스스로를 속이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던 거죠.

사타구니 백선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생활습관이 흐트러질 때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입니다. 특히 여름철, 땀과 습기에 장시간 노출되는 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제는 가려움 하나에도 귀를 기울이게 됐고, 조금만 이상해도 즉시 대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서 감추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는 일,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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