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 저혈압, 중장년 어지럼증의 숨은 원인과 대응법

 

앉아 있다가 일어서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중심이 휘청이는 경험,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겪어봤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순간적인 어지럼증'으로 넘겨선 안 됩니다. 특히 중장년층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땐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지럼증의 뜻밖의 정체, 기립성 저혈압

기립성 저혈압은 말 그대로 ‘자세를 바꿀 때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보통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이 하체로 쏠리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로 인해 어지럼증, 눈앞이 깜깜해지는 느낌, 심한 경우에는 순간적인 의식 소실까지 경험할 수 있죠.

기립성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질 때 진단됩니다. 특히 50대 이후로는 신체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고 자율신경계의 반응도 둔해지기 때문에 발생 빈도가 높아집니다.

중장년층에게 더 흔한 이유

나이가 들면 심장 기능이 약해지고 혈관의 탄력도 줄어듭니다. 또한 운동량이 줄고 체내 수분량도 감소하면서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죠. 여기에 고혈압약, 이뇨제, 항우울제 같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기립성 저혈압의 위험은 더 커집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중장년층 환자들이 호소하는 어지럼증의 상당수가 기립성 저혈압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만큼 흔하지만, 정작 많은 분들이 그 원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치하면 낙상 위험까지

기립성 저혈압은 단순히 불편한 증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순간적인 실신이나 균형 상실로 인해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뼈가 약해진 고연령층에서는 작은 낙상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반복적인 기립성 저혈압은 전반적인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외출이나 활동을 꺼리게 되고, 무기력감이나 우울감까지 동반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어지럽다고 넘길 문제가 아닌 셈이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응법

다행히 기립성 저혈압은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도움이 됩니다.

1. 자세를 천천히 바꾸기
   급하게 일어나지 말고, 잠시 앉은 채로 몸을 가다듬은 뒤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세요.

2. 수분 섭취 늘리기
   하루 1.5~2리터 정도의 수분을 꾸준히 섭취하면 혈액량이 증가해 혈압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3. 소금 섭취 조절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적당한 소금 섭취도 도움이 됩니다. 단, 고혈압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 조절해야 합니다.

4.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식사 직후에는 소화기관으로 혈류가 몰리면서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식후에는 잠시 앉아서 쉬는 것이 좋습니다.

5. 규칙적인 운동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을 통해 혈관 탄력과 순환 기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입니다.

6. 복용 중인 약 확인
   현재 복용 중인 약 중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주치의와 상담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지럼증은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는 말로 증상을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는 몸이 보내는 분명한 이상 신호입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안전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필요한 대응을 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노후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내 몸의 작은 변화를 무심코 넘기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작은 실천 하나가 큰 변화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