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 치료 안 하면 실명? 과장 광고의 진실

 


불안 자극하는 광고, 정말 믿어도 될까?

요즘 SNS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광고가 있습니다. 바로 "비문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운 광고들입니다. 흐릿한 눈, 까만 점이 떠다니는 화면, 무서운 배경음악. 여기에 "이 증상을 방치하면 실명까지 갈 수 있습니다"라는 멘트까지 덧붙이면, 누구라도 당장 병원에 달려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비문증, 그렇게 위험한 질환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다수의 비문증은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거나 사라지기도 합니다.


비문증의 원인, 알고 보면 노화의 일부

비문증은 눈 안의 유리체가 노화나 외부 자극으로 인해 변형되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유리체는 눈 속을 채우고 있는 젤리 같은 물질인데, 나이가 들수록 이 물질이 수축하고 덩어리 지는 변화가 생깁니다. 이때 그 덩어리나 부유물이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워 검은 점이나 실, 날파리 같은 형태로 보이는 것이 바로 비문증입니다.

40대 이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할 수 있는 흔한 현상이며,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눈이 그 변화에 적응하게 됩니다. 일부는 아예 비문증을 느끼지 않게 되기도 하죠.


실명? 비문증 자체로는 불가능합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비문증과 함께 빛이 번쩍이는 듯한 번개 현상(광시증),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커튼 현상 등이 동반된다면 망막박리나 유리체 출혈 등의 중대한 이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즉시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비문증만으로 실명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실제로 안과 전문의들조차 단순한 비문증만을 이유로 시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진 않습니다. 과장된 광고는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거나 예외적인 케이스를 전면에 내세워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기로 폐렴 사망률을 논하듯, 왜곡된 정보

"비문증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은, 감기에 걸리면 폐렴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말을 강조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실제로 폐렴 사망률은 존재하지만, 그로 인해 감기에 걸릴 때마다 공포에 떠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비문증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생리적 변화이지, 병적 현상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이런 공포 마케팅을 앞세워 고가의 치료나 시술을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비문증 레이저 치료 같은 경우,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충분한 상담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맹목적인 광고 신뢰는 오히려 눈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비문증, 이렇게 대처하세요

비문증이 갑자기 심해졌거나, 시야에 번개가 치는 듯한 느낌, 시야가 가려지는 커튼 같은 변화가 느껴진다면 반드시 안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이는 망막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검은 점이 떠다니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걱정과 과잉치료는 스트레스만 늘릴 뿐입니다. 눈을 쉬게 하고, 스마트폰이나 모니터 사용을 줄이며, 수면과 영양을 잘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정보보다 의사의 진단을 우선시하는 태도입니다. 건강 정보는 많지만, 정확한 정보는 언제나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맺으며: 과장된 공포 대신 정확한 정보로

비문증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이를 빌미로 실명을 운운하며 불안을 조장하는 광고는 소비자의 불안을 돈으로 바꾸려는 전략일 뿐입니다.

정확한 지식과 의사의 진단을 통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과잉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연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비문증, 그리 두려워할 일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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